<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이해영이 말하는 한미FTA 17가지 독소 조항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한미 FTA] 이해영 한신대 교수가 말하는 ‘17가지 독소 조항’
2011년 11월 05일 (토) 13:14:56이해영 한신대ㆍ국제정치 editor@kyosu.net

한미 FTA 협정문 구석구석에는 악마가 숨어 있다. 한마디로 독소조항의 교과서이자 보고라 할만하다. 그 중 주요한 것들을 추려 살펴보기로 한다.

1) 협정문 서문을 보면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는 이상한 조문이 하나있다. 내용인즉, 한국투자가가 미국 내에서 미국 투자자보다 ‘더 큰 실질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미국 통상법의 관련 조항 (미통상법 2102조(b)(3)항)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우리 국내법이 될 협정문에 미국법을 그대로 심어놓은 것이다. 그런데 미국투자자는 한국에서 한국투자자보다 더 큰 권리를 누릴 수 있을까. 물론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인가.

2) 협정문에 따르면 향후 지금처럼 배기량에 기준한 자동차세를 부과할 수 없다. 명백한 조세주권침해다.

3) 투자자-정부 강제중재 제도(ISD: Investor-State Dispute)다. 독성으로 따지자면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다. 미국 투자자는 언제든지 한국정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에 제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투자자는 어떨까. 이번에 오바마가 미 의회에 제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을 보면, 제102조 (c)항에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조처에 대해 한-미 협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ISD는 그 자체로 치명적이고, 심지어 불평등하다.

4) 한미 FTA의 ‘투자’ 정의에는 키코(KIKO)와 같은 ‘선도금리계약’이나 금융위기의 주범인 온갖 파생상품, 사모펀드, 헷지펀드 등이 다 포함된다. 그리고 한미 FTA는 사상 처음으로 ‘투자계약’을 포함하고 있는데, 역시 ISD의 대상이 된다. 바로 이 투자계약에 전기, 통신, 도로, 항만, 지하자원 등 공공부문이 포함돼 있다.

5) 한미 FTA는 간접수용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위헌적이다.

6) 한미 FTA 상의 투자 및 서비스장에는 ‘비합치 조치’라는 것이 있다. 이른바 역진방지조항이다. 한마디로 낙장불입이라는 뜻이다. 예컨대 스크린쿼터를 반으로 줄였기 때문에 이 조항에 따라 다시는 단 하루도 늘일 수 없다. 한 번 개방하면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드는 것으로, 정부의 공공정책 결정권을 제약하는 전형적인 주권침해조항이다.

7)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정부는 긴급 외환송금 제한조치 곧 세이프가드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런데 제한조치를 취하더라도 대한민국 정부는 “미합중국의 상업적, 경제적 또는 재정상의 이익에 대한 불필요한 손해를 피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만에 하나 미국에 투자한 한국 자본이 손해를 볼 때, 미합중국은 그럴 의무가 있을까. 없다. 대한민국 정부만의 일방의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지급 또는 송금”은 제한 할 수도 없다. KT의 주인이 누구인가. 바로 미국계 사모펀드다. 이 펀드는 2002년 KT가 민영화된 이후 사실상 KT의 최대 주주들이다. 매년 수천억에 달하는 배당금을 송금한다. 하지만 이들은 ‘직접투자’에 해당됨으로 송금을 제한할 수 없다.

8) 론스타에 정부가 과세조치를 했을 때 이는 수용에 해당되는가. “과세조치는… 일반적으로 그 자체로는 수용을 구성하지 아니한다”(부속서 11-바). 그러나 협정문 23.3조 제6항 가호에 따르면 “수용… 이라고 주장되는 과세조치”는 ISD의 적용대상이다. 다시 말해 론스타는 한국 정부의 과세조치에 대해 ISD에 따라 제소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9) 신금융서비스는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인가는 “건전성 사유로만 거절될 수” 있다. 건전성 사유 ‘등’으로 거절되는 것이 아니다. 이로써 신금융서비스 규제권한은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

10) 한미 FTA는 협정 발효 후 2년 뒤 금융정보 처리 해외 위탁을 허용했다. 그 결과 국민의 금융정보 해외유출과 아웃소싱으로 인한 일자리 해외유출 등 부작용을 자초했다.

11) 허가-특허 연계조항이란 것이 있다. 우리가 먹는 약의 대부분인 특허만료 복제약의 시판승인 요청 시 이를 특허권자에게 통보하도록 법으로 정하는 것이다. 의약품에 한해, 기본적으로 私權에 불과한 특허권을 국가기관이 나서서 보호하라는 말이다.

이것이 시행되면 약값이 인상되고, 미국의 제약회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누리게 된다. 기본적으로 서민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심하게 제약하는 이 조항은 심지어 미국 민주당조차도 과거 부시와 ‘신통상정책’ 합의 시 삭제를 요구했다. 실제 미-파나마, 콜롬비아 FTA에서는 재협상을 통해 이 조항이 삭제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예외였다. OECD국가라는 이유에서다. 협상과정에서 관련부처도 처음 이 조항을 ‘절대불가’로 설정했지만, 결국 내주었고, 그 뒤에는 ‘제도선진화’라고 불렀다. 작년 12월 재협상과정에서 허가-특허 연계조항중 하나에 대해 3년 유예를 받았다고 정부는 자랑한다. 그러나 이는 눈가리고 아웅이다. 곧 해당조항에 대한 ‘국가 대 국가 제소’(SSD)를 적용배제한 것이지, ISD는 아니다.

12) 한미 FTA에 의해 “저작물의 무단 복제, 배포 또는 전송을 허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게 되었다. 세계에서 처음이다. 물론 미국은 아니다. 한국의 해당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는 말이다.

13) 한국이 자동차 관련 한미FTA 협정을 위반했을 경우 미국이 철폐한 자동차 수입관세2.5%를 환원시킬 수 있다. 이른바 스냅백(sanp-back)조항이다. 협정의무 위반 시 대개 시정조치를 취하거나 혹은 보상을 하면 된다. 하지만 한미 FTA는 없애버린 관세를 다시 되돌리는 조항을 만들어 넣은 것이다.

14) 한미 FTA 협정문에는 개성이란 말이 없다. 개성공단은 협상당시 우리 측이 ‘전략적’ 이해가 걸린 사안이라고 했던 문제다. 하지만 온갖 단서조항을 줄줄이 달아 놓아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는 거의 제구실을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게다가 미 의회에 제출된 이행법안의 시행령에 따르면 개성산 제품은 사실상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다. 따라서 미국에 수출될 수 없다.

15) 한국정부는 부속서II (미래유보)에 속한 특정부문에 대한 미래 규제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미국의 대한 투자와 관련되었을 경우, 한국정부의 조치는 오직 ‘공공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되고, 그 입증책임 또한 우리가 져야 한다. 환경, 공중보건, 안전등의 이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황당한 불평등조항이다.

16) 미래의 최혜국대우 조항 곧 앞으로 우리가 체결한 FTA에 한미 FTA보다 더 유리한 조항이 있을 시, 미국도 자동적으로 이 혜택을 누린다는 조항이다.

17)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된 부속서II에 따르면, 인천송도와 같은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도 등에 영리병원이 들어 설 때, 한국정부는 이를 되돌릴 수 없다.

이렇듯 한미 FTA는 독소, 불평등, 문제조항의 교과서다. 

 

  
  
 
이해영 한신대·국제정치
독일 마르부르크필립대에서 박사를 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연구단장이다. 저서로 『낯선 식민지, 한미 FTA』, 『한미 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등이 있다.

by rainbada | 2011/11/15 03:40 | 쥐를 잡자 | 트랙백 | 덧글(0)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역별 차이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역별 차이
확연하군요..

후보나경원박원순차이
합계46.2153.407.19
관악구36.8562.7425.89
금천구41.1258.4217.30
마포구42.0157.6615.65
강북구42.5856.9814.40
은평구42.6456.9614.32
성북구42.7456.8714.13
서대문구43.0356.5713.54
구로구43.1556.4613.31
동작구43.6056.0512.45
광진구43.8155.8312.02
노원구44.0855.5111.43
강서구44.1355.4511.32
중랑구44.7554.8010.05
도봉구44.8754.729.85
동대문구45.2454.329.08
성동구45.3254.308.98
종로구45.6253.978.35
영등포구46.0153.637.62
양천구45.9753.477.50
중구47.6551.964.31
강동구47.9851.643.66
송파구51.1248.532.59
용산구51.8247.824.00
서초구60.1239.6120.51
강남구61.3338.3722.96

by rainbada | 2011/10/27 07:45 | 쥐를 잡자 | 트랙백 | 덧글(0)

장하준 교수 인터뷰

“우리 함께 ‘자유시장 반란자’가 되자”
[Interview]‘더 나은 자본주의’ 주창하는 장하준 교수
[8호] 2010년 12월 01일 (수) 조계완 kyewan@hani.co.kr

장하준 교수(47·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가 최근 펴낸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이하 <그들이…>)가 국내 출판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간 보름 만에 7만5천 부 판매를 돌파했다. 장 교수가 새 책 출간 즈음에 한국에 왔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지난 10월27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장 교수와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며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장 교수는 <이코노미 인사이트>의 ‘편집·기획자문 및 필진 네크워크’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 교수는 한겨레신문사가 12월15~16일 여는 국제 심포지엄(‘2010 아시아미래포럼’)의 주요 연사로 참석할 예정이다(이 인터뷰 글은 인터뷰 다음날 장 교수가 출판담당기자 간담회에서 말한 내용을 일부 포함한다).

조계완 국내편집장

이번 새 책이 나온 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영국 노동당 당수에게 “장 교수에게 점심 한번 대접하라”고 했다는데 연락이 있었는가? 또, 한국 정부 등으로부터 경제자문 역할을 요청받았는가?
영국 보수자유당연립정부에서 나를 몇 번 불러 얘기를 듣긴 했지만, 정당 당수가 나 같은 사람을 초대하겠는가? 아직 그들과 점심은 먹지 못했다.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산업화를 어느 정도 하겠다는 나라의 정부에서 나를 초청하면 가끔 강연해주고 코멘트도 해준다.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그 나라 대통령이 나를 좋아해서 새로운 산업발전 계획에 대해 조언해준 적이 있다. 내 전공 주특기가 개도국의 중간 정도 되는 나라들의 산업·무역 정책이라서, 많이 초청해주는 나라가 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남아공 등이다. 물론 전속으로 자문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 한국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 이정우 교수 등이 스티글리츠 교수를 위원장으로 해 나도 한 자리 끼는 국제경제자문위를 구성하려고 했는데, 그때 당선자 캠프 내부에서 스티글리츠를 얼굴마담 시키면 국제자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이견이 제기돼 무산된 바 있다. 내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면 한나라당에도 영국 보수당에도 가서 강연할 용의가 있다.

  
장하준 교수(영국 케임브리지대학)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요즘의 세계경제 회복세를 어떻게 보는가?
심장마비 일으켜 죽을 뻔한 환자를 영양제 줘서 살려놓으니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는 형국이다. 죽어갈 때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이제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지뢰가 많다. 지금 미국은 실업률이 독일보다 높고,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대규모 상업용 부동산 대출상환도 돌아오고 있다. 영국은 복지를 축소하고 재정지출을 크게 깎겠다면서 더블딥을 우려한다. 상황 종료라고 하는 건 오산이다. 미국은 가라앉던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주택가격이 조금 회복되는 양상이다. 이는 위기 초반에 집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고, 정부가 집 사려는 사람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을 도입하고, 사람들이 20주 넘게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버텨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약효가 다 끝나고 다시 경제가 나앉기 시작하면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물론 경제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영국 노동당 당수와 아직 점심 못 먹었다”
이번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와 경제학계에 어떤 변화가 있는가?
그동안 자유시장을 설교하던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들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경제학계에서는 나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조금 세진 것 같다. 그러나 영미권이 학계와 세계경제의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경제를 보는 관점이 한쪽으로 크게 쏠려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 미국과 영국 모두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처음에 충격받고 한 대 크게 얻어맞았지만, 빨리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금 다시 커지고 있지 않은가. 곳곳에 주류 신자유주의 시장 논리가 워낙 깊이 퍼져 있다. 물론 앞으로 세계화 추진력은 어느 정도 제어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영미식 기업 지배구조와 금융 위주의 자유시장이 이번 위기로 일단 제동이 걸린 건 맞다. 그러나 진짜 힘을 받아서 그동안의 진행 방향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금융개혁법에 따라 예전보다 투자은행의 행동반경이 줄어들 것이고, 점점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 자유시장(이주노동 등)에 대한 통제 요구가 커지고, 보호무역 주장 등이 계속 나올 것이다. 조지 소로스가 펀딩하고 미국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와 영국의 로버트 스키델스키 교수가 주도하는 ‘새경제사상연구소’(Institute for New Economic Thinking)가 지난해 만들어져 경제학을 좀더 현실에 맞게 바꾸자고 제안하는데, 이번 새 책을 본 스키델스키가 나에게 이 연구모임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해왔다(워릭대학 로버트 스키델스키 교수는 케인스주의 경제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이코노미 인사이트>에 매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의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전망은?
주류 시장주의 경제학의 경우 자기네 기존 프레임으로 어떻게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 있겠는가? 물론 넓은 의미의 주류 경제학에 속하지만 시장의 불완전성을 얘기하는 스티글리츠의 정보경제학이라면 다를 수 있으나, 신고전파 시장주의 이론은 시장 효율성이란 가정 아래서 어떠한 대안도 만들어낼 수 없다(스티글리츠를 ‘친구이자 정신적 스승’이라고 부르는 장 교수는 <스티글리츠와 세계은행: 그 내부 반란자> (2001)라는 책을 엮은 바 있다). 주류 쪽에서는 여전히 ‘아직 (자유)시장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위기가 왔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이는  신앙심이 부족해서 시장의 실패와 위기가 초래됐다는 식으로 시장 광신도들이 하는 얘기일 뿐이다. 잘못되면 정성이 부족해서라고 하는 광신도들 말이다(장 교수는 <그들이…>에서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는 ‘무슨 현상이든 그런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널리 전파해왔다”(207쪽)고 말한다. 주류적 시각의 대다수 경제 분석은 ‘시장은 항상 효율적이고 균형을 달성한다’는 결론으로 끝난다. 이런 결론의 메시지는 ‘언제든 어떤 사회든 현재 상태가 가장 효율적이고 모든 구성원에게 최적’이라는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함축하고 있다).
  
장하준 교수가 최근 새로 펴낸 책(한국어판).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는 어떻게 보는가?
G20 기구가 세계경제에서 의미를 갖고 있긴 하다. 서구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인도·아르헨티나·브라질 등이 끼어서 상당히 의미 있지만 이 국가들의 참여는 상징적 의미다. 워낙 세계경제 지형도가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G20 틀이 아니더라도 이런 국가들이 세계경제 질서 모색에 참여하게 돼 있다. 내용이 있는 세계경제와 관련된 결정은 세계은행(WB)·세계무역기구(WTO)·국제통화기금(IMF), 그리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정해지고 있다. G20이 세계 정부인 것도 아니고, (기존 G7 틀에 비춰볼 때 ) 한 발 더 나아갔다고 하지만 목적지에 다가간 건 아니다. G20 틀에 못 들어간 나라들의 이해는 누가 대변해줄 것인가? G20이 작고 약한 나라들을 제대로 대변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누가 아는가, (중국·인도 등이) ‘우리도 이제 조폭에 편입됐으니 저놈들(약소국) 때리고 살자’는 식으로 나올지 모른다.
 
자유시장 신앙심이 부족해 금융위기 초래됐다?

시장과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은?
시장은 결코 민주주의적인 제도가 아니다. 19세기에 시장주의자들은 민주주의에 반대했다. (경제)민주주의를 도입하려면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복지를 확충해야 하는데, 그러면 자본주의가 망하게 될 거라고 주장했다. 시장과 민주주의는 뿌리가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다. 민주주의는 ‘1인1표’인 반면 시장은 ‘1원1표’다. 냉전 시절 여러 국가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모순 없이 서로 상승작용한다’고 자꾸 왜곡해 선전했다. 정치적 독재를 오랫동안 겪은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정부 개입은 독재, 시장은 민주주의’라고 인식해왔다. 그러나 민주적이지 않은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민주주의적 요소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 새 책 제1장의 주장이 바로 ‘자유시장은 없다’는 것이다. 시장은 정치의 산물이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이 말하듯, 여기까지는 시장과 경제가 맡아서 해야 하고 저기서부터는 정치가 맡아야 한다는 식의 자유시장주의적 구분은 잘못된 것이다. 순수 경제이론에서 보면 노예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즉, 인권·민주주의·사회 등의 측면은 무시된다).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에 개입해야 진짜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 안 그러면 뭐하러 민주주의를 하는가? 5년에 한 번씩 인기투표하는 데 불과하지. 더욱 중요한 건 경제가 곧 정치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경제 문제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발언이다.
경제학 유파 중에서 ‘제도학파’ 경제학자로 분류되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제도학파라고 말하는데, 사실 내가 무슨 학파에 속하는지 잘 모르겠다. 세상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면적이다. 어떤 한 가지 이론만으로 경제와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케인스주의 학파가 경제학 유파 중에서 설명력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지만, 케인스는 경제의 장기적 관점이나 기술혁신 등은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왼쪽 마르크스에서부터 오른쪽 하이에크까지 다 읽고 공부해봤는데, 나름대로 취할 점이 다 있다. 어떤 사회가 가장 훌륭한지는 그런 사회를 지향하는 정책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신자유주의 사상은 케인스주의 혹은 조합주의적 경제가 한계에 달하면서 그에 대한 반동으로 나온 측면도 있고, 노동자의 힘이 세지고 상대적으로 자본가의 힘이 약해지면서 그에 대한 반동으로 나온 측면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보니 결과가 안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1950∼60년대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다만, 시대에 따라 규제방식이 달라져야 하지만 자본시장이 규제돼야 한다는 원칙은 확립돼야 한다. 1950∼60년대에는 이른바 ‘인내하는 자본’(Patient Capital)이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많이 했으나, 경제·금융 구조가 바뀌면서 지금은 단기주의로 가버렸다. 어떤 식으로든 투자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한국 정치권에서 요즘 복지사회를 부쩍 언급하면서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있는데.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에게만 복지를 제공하는 선별적 복지는 일단 비용이 싸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빼앗아 거둬 저소득층에 나누는 것이므로 어느 정도 세금을 내는 사람은 불만이 생기게 된다. 받는 사람 쪽에는 무능력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리고. 선진국 중 복지비 지출이 가장 낮은 곳이 미국인데, 복지에 대한 반감도 매우 높다. 많은 사람들이 수혜를 못 보고 있기 때문이다(즉, 선별적 복지는 부자와 가난한 자 모두에게 반감을 초래한다). 누구든지 아프거나 실업자가 될 수 있고, 늙어서 일 못하게 된다. 그럴 때 갖다 쓰기 위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옛날에 했던 공동체 보험인 ‘계’(契)다. 형편에 따라 세금을 조금 더 내고 덜 내는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복지 세금을 내도록 해야 국민이 받아들이기 쉽고, 부자들의 반감도 적다.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이 40% 정도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세금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내야 한다. 보편적 복지에서 자신이 낸 세금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꼭 나쁠 것도 없지 않은가. 높은 세금을 기반으로 한 복지국가 스웨덴은 사실 미국보다 소득세를 20년 더 늦게 도입했다. 지금 당장 스웨덴처럼 조세부담을 55%로 높이자는 건 안 먹힌다. 그러나 국민을 설득하면서 장기적 방향을 잡아놓고 조금씩 높여간다면 길게 봐서 50년, 70년 뒤에 한국도 스웨덴처럼 될 수 있다.
 
“경제는 곧 정치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는 어떻게 보는가?
부자감세는 ‘시장주의적 스탈린주의’다. 투자할 사람들(자본가·기업가)에게 돈을 몰아줘야 파이가 커진다고 하지만, 그런 정책을 쓴 뒤에 오히려 투자와 성장이 떨어졌다. 증명된 바 없는 정책을 우리 정부가 하면 안 된다. 미국 상류층 1%가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대 10% 정도였는데 지금은 23%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 경제는 투자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제가 죽쑤고 있다. 투자도 안 하는데 고소득층에게 (부자감세를 통해) 돈을 몰아줄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자유무역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복지’ 이야기가 나오면 무조건 ‘복지병’ 어쩌고 하는데, 복지병에 시달렸다고 하는 영국의 1960∼70년대 경제성장률이 지난 20여 년간 성장률보다 높다. 스웨덴 등 북유럽 복지국가의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르다. ‘복지’와 ‘성장’은 상충된다는 기존 통념은 뒤집어봐야 한다. 복지라는 말만 나오면 실업수당 타 먹고 일 안 하려는 게으른 사람만 얘기하는데, 이는 18세기적 시야에 갇혀 있는 발상이다. 실업을 당해도 사업이 망해도 보편적 복지를 통해 일단 밥 먹고 살게 해주면 국민이 직업을 선택할 때 더 진취적이 된다. 고용이 불안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 등 안전주의로 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직장을 잃으면 의료보험이 상실되는 등 굶어죽을 위협만 있기 때문에 목숨 걸고 일자리를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가 이뤄지면 죽자사자 직장을 지킬 필요가 없어지고, 사람들이 더 진취적이 된다.
  
2004년 5월 서울에서 장하준 교수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미 컬럼비아대학)와 만나 대담을 하고 있다.

새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사람들이 경제학 하면 겁을 많이 먹는데, 경제학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95%는 상식 수준의 얘기인데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것일 뿐이다. 나머지 5%도 기본적으로 누구나 알아들을 만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 ‘민주사회의 시민 되기’다. 민주사회에서 국민의 요구 없이 제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경제학자든 토목공학자든 신경외과 의사든 누구든지 민주시민이 되려면 자기 분야 외에 알아야 할 것이 굉장히 많다. 핵발전소 문제, 고령화 대책 등 온갖 것을 생각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나와서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해 어렵게 얘기하면 난 잘 모르는 얘기니까, 하면 안 된다. 어렵게 말하니까 그렇지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얘기도 아니다. 전문가 정도 돼야 무슨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꼭 생물학자가 아니라도 식당이나 음식물 공장은 위생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파생상품 전문가가 아니라도 경제학자가 아니라도 지나치게 복잡한 금융상품은 위험 역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너무 복잡한 건 규제하라는 정도만 민주시민으로서 얘기하면 된다. 뭐가 너무 복잡한지,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는 전문가에게 넘기면 된다. 그동안 금융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맡겨놓았다가 위기 터지고 망한 것 아닌가(비록 전문가 수준이 못 되더라도, 완벽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사회와 사람들에게) 말을 계속 꺼내고 던져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론이다. 장 교수는 2004년 어느 자리에선가 그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1960년대 무궁화표 세탁비누의 상표 도용’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경제학뿐 아니라 과학·추리·소설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정사 같기도 하고, 야사 같기도 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자신의 여러 책에 풍부하게 풀어놓고 있다.)
<그들이…>에서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고 주장했는데.
앞으로 계속 그럴 거라는 건 아니고, 지금까지는 기술이 경제와 사람들의 노동패턴에 미친 영향 측면에서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더 컸다는 얘기다. 현재의 정보기술 발전과 비교해 과거의 기술 진보는 별것 아니라고 사람들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전보를 보자. 전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속도에서 굉장히 혁명적이었다. 미국에서 영국에 배를 통해 편지를 보내려면 2주일 이상 걸리던 것이 19세기 말~20세기 초 전보의 등장으로 20분 정도로 대폭 단축됐다. 최근 인터넷은, 물론 사진도 보낼 수 있고 서치엔진도 있지만, 30초 정도 걸리던 전보를 3초 정도로 줄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전보가 확산되면서 무역, 이민 등에서 지금보다 더 세계화가 진행된 적도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갑자기 시장 세계화의 수준과 규모가 뚝 떨어졌다. 각국 정부가 시장규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즉, 기술이 국가 간 경제의 구획선을 결정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어느 수준으로 갈 것인지는 ‘정책’의 문제다.
 
‘민주사회의 시민되기’ 어렵지만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모든 경제부처가 ‘규제 완화’를 정책목표로 내걸고, 경제 단체들도 규제를 없애라고 외치고 있는데.
기업 규제가 꼭 반기업 정책인 건 아니다. 유럽에서 아동노동 규제를 도입하던 당시 자본가들은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고 반대했다. 그런데 저임금 아동노동을 마구 사용하면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되고 건강도 나빠지고, 결국 경제 전체적으로 노동력 질이 떨어지게 된다. 아동노동을 아예 금지하면 나도 안 쓰고 남도 안 쓰게 되므로 경쟁 기업보다 임금경쟁력이 떨어지는 일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규제가 개별 기업에는 나쁠 수 있으나, 산업 또는 경제 전체적으로는 좋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독점·공해·외국인투자 규제 등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규제는 나쁘다고 생각해 도입하지 않거나 없애려고 하는데,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항공산업 규제를 완화하면 승객들이 가려는 목적지에 비해 운행 비행기 수가 모자라게 되고, 공항에서 ‘지금 비행기 한 대가 목적지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정해 떠나려 한다. 손들어봐라.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곳을 목적지로 정하겠다’는 풍경이 벌어지지 말란 법 있나? 규제가 별로 없는 듯하지만, 사실 잘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을 뿐 우리 주변에는 규제가 엄청 많다. 주식시장도 규제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기업을 공개하려면 기업 정보를 제출하고, 이익규모를 충족해야 하고,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등 엄격한 요건을 규제로 갖추고 있다. 어디부터 규제 대상이고 어디부터 아닌지도 애매하다. 아무튼, 기업에 너희들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내버려두는 것이 그 기업에 꼭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규제를 가하지 않으면 공부 안 하고 만날 게임만 할 것 아닌가? ‘탈규제’가 아이들에게도 좋은 게 결코 아니다.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선진국의 경제성장 신화 속에 숨겨진 은밀한 역사를 들춰냈고, 여러 책을 통해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의 설교는 ‘깨어진 약속’이었다는 점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폭로해왔다. 주로 자본주의 경제 역사에 집중하고 있는데, 경제학은 ‘경제과학’이 아닌 것인가?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 가치관이 개입된 학문이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이 ‘경제이론을 통해 다 밝혀지고 증명된 사실’이라고 말해온 많은 것들이 잘 들여다보면 사실이 아닌 게 많다. 논리적으로 또는 역사적 사실에서 왜곡이 많다는 것이다. 나는 책을 통해 내 자리에서 잘못된 통념과 왜곡을 자꾸 깨는 도전을 하는 것이고, 독자들도 이른바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를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한-미 FTA를 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망한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해로운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따지고 들어야 한다. 경제학 교수가 말하는 것이니 맞겠지, 하면 안 된다(장 교수는 <그들은…> 맺음말에서 “지금까지 내가 언급한 것들은 모두 지난 30년 동안의 경제적 통념들과 직접적으로 배치되는 것들이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 중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불편해질 때가 왔다”고 말했다).
  
2008년 1월 미국 뉴욕의 뉴스쿨대학에서 장하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물가관리를 목표로 하는 중앙은행이야 당연하지만 정부 경제정책 담당자들도 늘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데.
인플레이션은 1%만 올라가도 난리를 치는데, 실업률이나 비정규직 비율이 올라가는 건 일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해 국민의 삶이 얼마나 어려워졌는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뭔가 정책적 조처를 취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플레이션 대응 정책(금리 인상이나 재정지출 축소 등)은 흔히 월급쟁이들에게 안 좋은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전통적인 필립스 곡선은 물가와 실업률의 상충관계를 보여준다). 1980년대 이후 많은 나라에서 인플레이션 잡는 것을 최우선 경제 과제로 삼았으나, 그동안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은 투자와 성장을 저해했다. 정책 담당자들은 ‘낮은 물가상승률로 세상이 더 안정적이 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안정과는 거리가 있다. 물가 안정은 대다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제 안정의 지표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을 흔드는 가장 큰 사건은 일자리를 잃거나, 하는 일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등이다. 물가상승률이 2%일 때와 4%일 때, 그 차이를 느낀다고 말할 사람이 대체 몇 명이나 되겠는가?(장 교수는 <그들이…>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금융자산 보유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입안된 것이다. 금융자산의 수익은 대부분 명목상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어들게 마련인데,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박관념은 이제 잊어버리자. 인플레이션은 금융자산 보유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대중을 겁주려고 사용해온 ‘무서운 망태 할아범’에 불과하다.”(93쪽)고 말했다).
 
“독자들이여, 이제 불편해질 때가 왔다”
‘글로벌 불균형’이 화두인데, 요즘의 환율전쟁은 어떻게 보는가?
중국으로서는 기가 찰 것이다. 중국만 환율 조작하는가? 넓은 의미에서 모든 나라가 환율을 조정하고 있다. 미국이 양적 완화로 돈을 마구 푸는 것도 결국 환율이란 가격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내부적으로 정신분열증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월스트리트는 강한 달러를 외치는 반면, 한편에서는 달러를 펑펑 풀어 약한 달러를 만들고 있다. 통화팽창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월스트리트가 일단 양적 완화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다른 때 같으면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고 난리쳤을 것이다. 글로벌 불균형을 풀려면 중국이 더 많이 소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내수를 늘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도 하나의 문화라 돈을 쓰라고 해도 쉽게 못 쓴다. 옛날에 안 먹고 안 입으며 돈을 모은 구두쇠 영감이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읍내 나가서 돈을 흥청망청 썼다고 한다. 영감은 유일한 사치가 콩자반 해놓고 한 숟가락씩 떠먹는 것이었는데, 아들의 행태를 보다 못해 화가 나서 자신도 마구 돈 쓰겠다며 한 행동이 콩자반 두 숟가락을 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소비를 늘리려면 소득분배, 소비자 금융, 복지제도 등이 다 바뀌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FTA와 금융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정부가 경제의 금융화를 추구하면서 모델로 언급해온 아일랜드나 두바이는 지금 다 망하고 있다. 귀찮은 제조업은 이제 그만 버리고 금융 쪽으로 가자는 정부 정책을 국민이 앞장서 막고 제동을 걸어야 한다. ‘제조업은 중국이 쫓아오니까 더 이상 전망 없다, 고부가가치 금융으로 가자’ ‘세계화 시대에 문 걸어 잠그고 살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정부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데 돌려보고 뒤집어봐야 한다. 한-미 FTA는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때 이를 핑계로 안 하면 좋겠다. 굉장히 많은 사람이 타격을 입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최첨단 산업 개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국 제조업 생산성은 미국에 비해 40∼50%에 불과하다. 과연 FTA 충격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준 차이가 나는 국가 간에 자유무역을 하면 반드시 후진국이 손해를 보게 돼 있다. 반에서 5등 하는 학생을 1등만 있는 교실에 보내면 열심히 해서 1등을 할 수 있겠지만, 15등 하는 아이를 그곳에 갖다놓으면 주눅들어 성적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전자 분야 등은 1등을 하지만,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결코 5등짜리 국가는 아니다. 물론 경제 현실은 기득권 세력이 쥐고 있다. 기득세력이 판을 이미 다 짜놓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만 얘기하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사람들이 정책입안자들을 향해 계속 외치고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그러면 안 바뀔 것 같은 것도 바뀌게 된다.
2004년에 펴낸 <주식회사 한국 구조조정>에서 한국 경제의 전통적인 모델로 ‘국가-재벌-은행’의 연계시스템를 꼽으며 이 강점을 유지·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에 대한 생각은?
기업의 주주라는 것이 단기 이익을 요구하고 배당금을 많이 달라고 하고, 안 그러면 해당 기업을 적대적 인수·합병을 해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사람들이다. 법적으로는 기업의 주인인지 모르지만 주인의식이 거의 없다.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주주가 하는 일이 뭔가? 삼성전자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50%를 넘는다. 그런데 삼성전자 오너 경영과 관련해 주주의 소액주주권 운운하지만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건 기관투자자들이다. 무서운 사람들은 그들이다. 기관투자자는 이건희 일가에 비해 약자일 뿐, 실제로 가진 재산은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런 주주들이 무슨 투사라고 소액주주 운동이니 주주 가치니 하면서 밀어주는가. 지금은 삼성전자가 잘나가니까 별 말이 없지만, 이재용이 경영권을 승계한 뒤 삐걱대면 이들이 즉각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제기할 수도 있다. 주주들이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 등을 앞세워 단기 실적을 요구하고 종업원을 자르고, 투자를 안 하면 장기적으로 기업은 골병들게 된다. 그래서 어느덧 망한 대표적인 기업이 GM이다. 단기 투기자본이 들어와 우리나라 어디에서 어떤 거품을 일으킬지 모르는 상황이다. 파생상품이 하도 많아 거품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도 힘들다. 금융 자유화를 계속 밀어붙일 게 아니라 자본 통제를 해서 투기자본은 못 들어오게 하는 게 상책이다.
중국 경제의 부상과 패권에 대한 전망은?
중국의 소득 불평등 지수가 남미 하위권 국가 정도까지 치고 올라왔다. 남미는 지난 500년간 불평등을 안고 살아온 나라들인데, 중국은 갑자기 불평등이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중국에서 상당수 사람들은 여전히 모택동복(공산당 복장)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길바닥에서 잠을 자는 반면, 어떤 부유층은 백악관을 베껴서 지은 호화주택에 살고 있다. 경제가 고성장하면서 일자리가 생기고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나아지면서 불평등이 어느 정도 납득되었지만, 성장률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특정 이슈가 터져 사회 낙오자들이 큰 불만을 제기하면 격동이 일어날 수 있다. 내가 예전에 어떤 자리에서 미래학적 공상으로 중국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중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옛날에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환율을 한 번에 4배 대폭 평가절상하면서 경제에 큰 거품이 발생해 나중에 그 거품이 폭삭 꺼지면서 망하고, 결국 전세계가 공황에 빠져들면서 중국 내부에서 진짜 공산당이 나와 무장투쟁한다’는 소설 같은 얘기였다. (웃음) 지금 중국 경제의 미래는 얼마나 충분히, 그리고 빨리 불평등 문제를 치유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은 굉장히 복잡하고, 내가 중국 중앙과 지방 정부의 상호작용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 대해 별로 언급을 안 해온 편이다(갈수록 세계적 이름을 얻는 장 교수이지만, 국내 대학원 강의나 몇 번의 식사 자리 등에서 만나본 그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겸손’이란 말이 전혀 낯설지 않은 사람이다. 장 교수는 “그건 나도 잘 모르는 영역인데… 정확한 수치 데이터는 생각나지 않는데” 하면서도, 그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내놓는다. “나라고 해서 모든 것을 잘 알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얘기는 할 수 있다”면서).
 
한-미 FTA 하면 한국 경제 골병들 것
북한이나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발언을 거의 하지 않은 것 같다.
통일 비용을 고려할 때 통일은 점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어느 정도 경제발전을 한 다음에 해야 할 것 같은데…. 북한은 갑자기 통일하면 견딜 수 없는 사회다. 내부에서 경제성장을 도모할 동력은 없는 것 같고, 남한이 가서 해주면 식민지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독일이 옛 동독 지역에 주는 보조금이 국민소득의 5% 정도 된다고 한다. 남북한은 동서독에 비해 소득 격차가 더욱 크고, 인구도 서독 대비 동독에 비해 남한 대비 북한이 더 많다. 북한의 생활수준을 남한과 비슷하게 맞추려면 남한 국민소득의 25% 정도를 북한에 줘야 하는데, 현재 남한 조세부담률은 25%가 채 안 된다. 너무 빨리 통일하려고 나서는 건 위험하다. 
한국에서 일반 대중은 물론 기업, 정부 관리, 언론이 ‘장하준’을 좋아하는 것 같다. 단지 주류 경제학자들만이 유독 ‘경제학자 장하준’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모르겠다. 그에 대해 내 귀에 대고 직접 말한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하지만 (내 책을 보고) ‘이게 무슨 경제학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경제학 교수가 꽤 있는 것으로 들었다. 나를 ‘이단자’라고 부른다는 얘기도 들었다.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 많으니 그들 눈에는 내 말이 경제학으로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교수들이야 은퇴할 때까지 30년 종신고용인데, 자신이 공부해온 주류 경제학에 위기가 온다 해도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겠는가? 

by rainbada | 2011/03/19 00:25 | 자본론 | 트랙백 | 덧글(0)

임을 위한 행진곡 악보

임을 위한 행진곡 악보

by rainbada | 2010/05/13 23:17 | music | 트랙백 | 덧글(0)

독도영유권 관련 요미우리신문 소송 보도자료와 소장전문

 

 

독도영유권 관련 대일소송 보도자료

1. 2009. 8. 15. 로 64주년 광복절을 맞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친일문제를 온전히 청산하지 못해 진정한 광복을 이루었다고 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독도를 노리는 일본의 끊임없는 야욕을 분쇄하고 독도를 수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그야말로 눈물겨울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독도 영유주장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우리 국민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고 있다.


2. 소송경위

이에 따라 백은종(이명박탄핵을위한범국민운동본부 대표), 채수범(민주회복직접행동 대표), 이재명 변호사(민주당 부대변인) 등 1886인은 이재명변호사를 대리인으로 2009. 8. 13.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일본은 영유권 주장으로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고 그 일환으로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하려 하였으며, 한국은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고 분쟁지역화를 배격하며 교과서 명기를 단호히 반대해 왔다.


그런데 2008. 7. 9. 일본의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후 요미우리 신문은 2008. 7. 15.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총리가 “다케시마(竹島, 독도)를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고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공식 정상회담에서 반대입장을 변경해 시기만을 문제 삼을 뿐 교과서 명기 자체는 수용하였다는 것으로 일본의 분쟁지역화 전략을 용인했다는 것이 된다.


이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요미우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 보도는 시정되지 않았다.


국제법상 영토분쟁에서 역사적 기록은 중요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위와같은 공식 정상회담 발언 보도가 시정되지 않으면 훗날 위 보도는 ‘한국 대통령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소극적으로라도 인정했다’는 근거가 된다.


1886인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단 청와대의 말을 믿고 요미우리의 허위보도가 대한민국 국민인 원고들의 영토주권과 자존의식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였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총 411,430,900원이며, 21세기를 맞아 진정한 8.15를 이루자는 뜻으로 일인당 21만 8,150만원씩을 청구하였다.


3. 소송 목적

위 보도의 사실여부는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1차 목적이다.

사실관계가 명확해 질 경우 그에 따른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2차 목적이다.


요미우리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 오보를 시정하고 책임을 물어 일본의 분쟁지역화전략을 저지하고, 언젠가 독도가 일본에 또다시 병합되는 구실이 되는 것을 막을 것이다.


만약 불행히도 요미우리 보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 대통령은 ‘영토보전 책무’를 정한 헌법 제 66조 ②항을 정면 위배한 것이므로 그에 따른 엄중한 정치적 법적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4. 후기

소송인단에는 재외국민들도 다수 참여하였다.


그리고 이 소송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 진 후 불과 2일만에 수백명이 전화와 댓글, 이메일로 소송인단에 참여와 후원의사를 밝혀왔지만, 이번 8.15에 맞춰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시간상의 제약때문에 이들은 포함시키지 못했다.향후 희망자를 대대적으로 모아 2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소장은 별도로 첨부하였다.

                                        2009. 8. 13.


일본독도침탈을 막기 위한 1886인 소송인단 대표자

        백은종 대표

        채수범 대표

        이재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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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원고(선정당사자)

    1. 채수범

            부천시 원미구 중동 

    2. 백은종

            의정부시 신곡동 

    3. 강전호

            경기 양평군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명

    성남시 중원구 금광 2동 


피고 주식회사 요미우리신문동경본사(読売新聞東京本社)

日本國 東京都 千代田區 大手町(일본국 동경도 천대전구 대수정) 1-7-1

대표자 대표취체역 사장(代表取締役社長)

 

손해배상(기) 등 청구의 소

청구취지

1. 피고는 원고(선정자 및 선정당사자)들에게 각 금 21만 8,150원 및 각 이에 대한 2008. 7. 16.부터 이 소장 송달일 까지는 연 5%,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주일 이내에 2008. 7. 15. 에 같은 달 9. 자 한일정상회담 관련 보도의 제목 및 본문과 같은 크기 글자로 별지(1)과 같은 내용의 보도를 하라.

3. 위 보도를 지연하는 경우 피고는 원고들에게 1일 지연에 대하여 각 1만원씩을 지급하라.

4.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라는 판결 및 1항에 대한 가집행선고를 구함

청구원인

        1. 당사자 관계

원고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이고,

피고는 일본국에 본점을 둔 언론사로서 대한민국 서울에 서울지국을 두고 한국 내에도 신문을 배포하고 있으며(갑제 1호증 신문),

인터넷판을 발행하여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세계 누구라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갑제 2호증 인터넷출력물)


2. 사건의 경위(불법행위)

가. 대한민국 영토임이 명백한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국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으며, 독도에 대한 일본국의 전략은 한국의 영토로서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 일본의 분쟁지역화를 위한 시도를 단호하게 부인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습니다.


일본은 분쟁지역화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교과서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하려고 시도하였고, 역대 정부는 이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이를 반대하고 외교적 압력을 행사해 이를 저지했습니다.

나. 이 점에 대해 이명박 정부 역시 외견상으로는 다를 바 없습니다.


다. 이명박 대한민국 대통령과 일본국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2008. 7. 9. 일본국 홋카이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고, 이 정상회담에서 일본 교과서에 독도영유권 표기 문제가 논의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08. 7. 15. 관계자의 말을 빌어

<지난 9일 일본 홋카이도(G8 확대정상회의)에서 가진 한일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총리가 “다케시마(竹島, 일본의 독도명)를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일본 정부내에서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말해야 할 것은 말해야 한다”고 후쿠다 총리 의지에 따라 명기 수준을 조정해왔다>고 보도하였습니다.(갑제 1호증 신문)


이 보도내용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일본의 독도명기시도에 대해 공식적인 정상회담장에서 기존의 반대입장을 변경하여 시기만을 문제 삼았을 뿐 교과서명기는 용인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즉시 “사실 무근이고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한국 내부를 분열시키고 독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일본측 언론플레이의 결과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갑제 3호증 신문)


라. 대한민국 국민인 원고들로서는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발표가 사실이라면 피고는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 침범주장을 허용하였다는 중대한 허위보도를 한 것입니다.


국제관계상 영토분쟁에서 그 영토를 둘러싼 역사적 기록은 영토분쟁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식 정상회담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겠다는 일본 총리의 공식 언급에 대해 ‘안된다’가 아니라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발언하였다는 권위있는 언론의 보도가 시정되지 않고 그대로 있고, 더구나 대한민국 정부가 단순히 그 보도를 부인하는 외에 공식적 항의나 법적조치등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독도의 일본 영유권 주장을 소극적이나마 인정하였다’는 역사적 史實이 될 것입니다.

3. 손해배상 및 원상회복청구

가. 피고는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중요한 발언에 대해 허위보도를 하였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명예훼손을 넘어, 원고 등 대한민국 국민들의 영토에 대한 지배권과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직접 원고들에 대해 불법행위를 구성합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의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 대한 주권과 지배이용권을 침해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존의식을 침해한데 대해 금전으로나마 이를 배상해야 하고, 그 금액은 원고들에게 각 금 5만원은 되어야 합니다.


나. 원상회복조치로서 정정보도

피고는 독도영유권에 대한 한국 최고책임자의 발언에 대해 허위보도를 하였고 이를 정정하지 않을 경우 향후 위 허위보도는 독도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주요한 史料가 될 것입니다.

이 보도를 방치하는 경우 위 보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이는 결국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원고들의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배제하게 될 우려가 높습니다.


원고들의 독도에 대한 주권이 위 보도로 인하여 침해되었고 향후 계속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주권침해를 배제하기 위하여 원고들은 위 보도를 베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한번 나간 보도를 전부 회수할 수도 없으므로 그 보도를 역사적 사료에서 배제하는 방법은 피고가 위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보도를 하는 길 밖에 없고, 원고들은 주권침해 행위의 배제로서 그와같은 피고의 보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영토임이 분명한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공식적 발언이 사실과 다르므로,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할 필요가 있고, 그 확인은 동일한 언론에 동일한 방식으료 표현되는 것이 온당하므로 별지(1) 과 같은 보도를 구합니다.

재판의 관할

피고는 대한민국 서울에 지국을 두고 활동하고 있고, 동경물산을 통해 한국에도 위 신문을 포함한 신문을 배포하고 있으며, 인터넷판을 통해 한국에서도 검색이 가능하고, 그 피해자인 원고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피해를 입었으므로 대한민국은 불법행위지이므로 대한민국 법원에 그 관할권이 있습니다.

입증방법

갑제 1호증 신문(요미우리)

갑제 2호증 인터넷출력물

갑제 3호증 기사(청와대 해명)

첨부서류

위 입증방법 각 1통

법인등기부등본(피고)

당사자 선정서

위임장

                            2009.  8.  

                            위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명

서울중앙지방법원 귀중

별지 (1) 정정보도문

제목: 이대통령 ‘지금은 곤란. 기다려달라’ 발언보도 사실과 달라 본문: 2008. 7. 9. 이명박 대한민국 대통령과 일본국 후쿠다 야스오 총리간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영유권 교과서 표기 문제가 논의된 사실과 관련 본보는 2008. 7. 15. 관계자의 말을 빌어 후쿠다 총리가 “다케시마(竹島, 일본의 독도명)를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고한데 대해 이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에 명시적으로 반대하였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발언한 사실이 없다.

-이상

by rainbada | 2010/03/11 20:09 | 쥐를 잡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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